극소프트파를 위한 최고의 홀

우선 '극생 익사이트'란 타이틀에서 알 수 있다시피 부드러움을 최우선 기믹으로 삼은 제품인 만큼 그 부분에 대해 먼저 말하고 싶다. 부드러움이 어떤 정도냐면, 푸딩을 티스푼으로 톡 때렸을 때처럼 잔물결이 일어나는 그 느낌을 생각해 보면 된다. 손바닥으로 딱 쳤을 때의 감상이 그랬다. 몹시 부드럽고 그렇다고 축 처지지는 않을 만큼 탱탱하다.

내부 또한 부드럽다. 동글동글한 돌기들이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기는 하지만 삽입 시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재질이 너무 부드러운 만큼 무감각에 가깝다. 그러나 젤을 바르고 시간이 다소 지나 그 젤이 말라붙으면서 질척질척하고 내부 주름이 선명해지는 묘한 압착감이 만들어지는데 그 느낌이 백미다. 물론 이는 다수 극소프트홀 계열에서 보이는 특성이긴 하다. 아무튼 극소프트파라면 모두가 아는 그 느낌이다.

하지만 같은 느낌이라도 중량이 다르면 이야기가 또 다르다. 1kg에 육박하는 중량이 이 홀의 핵심 코어가 아닐까 싶다. 이 홀을 접하기 전에 애용했던 서큐버스 화이트와 비교하자면 훨씬 더 치대는 맛이 있다. 아무래도 크기도 큰 만큼 두 손으로 잡고 사용하게 되는데 그 안정감이 더없이 만족스럽다. 

외부 조형에 대한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사진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직접 보니 딱 한 단어가 떠오르더라. 육덕. 비주얼이 심히 육덕지다. 두툼한 입구며 완만하게 솟아오른 배며, 앞서 말한 푸딩 같은 느낌과 더해져 손으로 직접 받아드는 순간 그 육덕짐이 배가된다. 굳이 따지자면 슬렌더를 선호하는 나는 그간 육덕이라는 단어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고쳐야겠다. 훌륭하다. 또 피스톤 시 빼낼 때 삽입구에 붙어 있는 살이 딸려나오는데 그 모습이 실제와 매우 흡사하여 시각적 만족감이 대단하다.

물론 모든 홀에는 장단점이 있다. 다만 첫인상이 워낙 좋았기에 단점은 짧게나마 언급하고 마치려고 한다. 앞서 말했던 장점에 비하면 극히 사소하고 장점이 커버하고도 남으니까.

1. 유분기가 많다. 모든 소프트홀의 적을 굳이 귀찮게 적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서큐버스 화이트에 비해서도 많은 느낌이라 일단 적어두기로 한다.

2. 사실상 중형홀에 가깝다. 중량 파트는 늘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다. 장점은 앞서 말했듯 소프트홀이라는 기믹과 어울려 워낙 훌륭한 장점으로 승화되었지만, 역시 무거운 만큼 가볍게, 즉흥적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날을 잡고 각을 잡고 사용해야 할 것 같은 느낌. 세척 시에도 다소 주의를 요한다.

소프트파, 그중에서도 서큐버스 화이트를 애용했던 사람이라면 사볼 것을 추천한다. 중량만큼이나 다소 무게감 있는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쪽이 소프트홀로서 베스트인가, 하면 두 제품 모두 장단점이 있고 사용되는 상황도 다르겠지만 아무래도 극생 익사이트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기믹으로도 무게로도 외부 조형으로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그 세 요소가 완벽하게 맞물린다. 조화롭고 훌륭하다.